[사진01. 트리밍 불가 꿈의 궁전(봄클 웨딩홀), 작가 옥정호 /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예식장의 외벽장식은 대부분 성의 모습을 하고 있고, 동화 속에 나올법한 형태들로 장식 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상놈이 혼례식에서 관복을 입을 수 있었던 것처럼, 해결되지 않는 현실은 각자에게 환상을 꿈꾸게 한다. 사진02. 예식장이 모여있는 거리 대림동 사진03. 웨딩의 전당 캐슬 / 결혼을 위한 성(castle) 사진04. 전면에 상관없이 돔과 뽀족 탑은 예식장양식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사진05. 내부의 모습은 성당을 닮았다.]
봄은 천지가 교통하여 만물이 처음으로 나니 음양이 교접하는 때이므로 예로부터 혼례는 봄에 이루어졌다. ‘날 저물 혼昏’ 자를 써서 혼례昏禮 라고 썼는데 이는 결혼이 남녀인 양과 음의 결합이므로 시간도 양인 낮과 음인 밤이 만나는 저녁시간을 택하여 결합의 상징을 나타냈다고 한다. 요즘에야 계절에 관계없이 주말 낮 시간을 주로 이용하지만, 아직도 ‘5월의 신부’는 특별한 존재로 생각되어진다.
전통혼례가 근대화를 타고 서구식 결혼으로 바뀌면서 신부집 마당에서 행해지던 행사가 집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모든 의례를 간소화하기 시작한 70년대에 예식장 결혼은 일반화되었다. 현재 예식장 양식은 중산층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빌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온갖 시대와 국적이 짬뽕이 되어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형태를 보인다. 서구식 결혼행진과 전통폐백 꽃마차의 등장까지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면서도 30분도 채 안 도는 짧은 시간에 해치우는 우리의 예식장 산업은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마법사처럼 순식간에 모든 일을 끝내준다.
아직도 신데렐라와 왕자를 꿈꾸는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걸어 들어간 궁궐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은 백마를 타던 바로 그 왕자?
자정을 알리는 시계종소리와 함께 모든 마법은 사라질 것이다. 마차는 호박으로, 마차를 끌던 말은 어느새 원래의 쥐가 되어 버린다. 그때, 모든 것이 제 모습으로 돌아왔을때 예식장은 무엇으로 변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