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은 서울시 구로구에 속해있으며 구로동과 금천구 가리봉동 사이에 위치해 있다. 구로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작은 쉼터였던 이곳을 지금은 조선족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독산동과 가리봉동의 일부를 합쳐 만든 가산 디지털단지의 고층빌딩과 중국어 간판으로 뒤덮인 낡은 시장거리의 풍경이 대조적이다.
가리봉동의 주택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ㄷ자형 구조의 집에 촘촘히 박혀있는 쪽방들과 공동화장실은 가리봉동 주택의 ‘전형적인’ 구조. 60년대의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닭장집. 집과 집 사이는 1미터 남짓. 건폐율 100%를 향해간다.
ㄷ자형 또는 ㅁ자형 집들의 가운데에는 한 줌 빛이라도 담아내기 위해 중정 아닌 중정들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수많은 계단과 벽, 중정을 장식하는 것은 빨래. 게다가 주택이지만 길가에 면한 1층은 상가로 사용하는 모습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단독주택 또는 다세대/다가구 집들이모여있는 동네의 매력 중 하나는, 손수 가꾼 조경과 농작물로 이루어진 진짜 녹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풍경은 가리봉동에서도 마찬가지. 집 안과 밖, 그리고 거리가 구분되지 않는 생활형 녹지에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길가에 심어진 상추며, 컵라면과 종이컵을 재활용한 화분이 그렇다. 건물 외벽을 장식하는 식물들과 풍경화의 조합도 새로웠다. 도로 포장재 틈새로 씨앗을 심어 가꾸시는 아주머니의 한 말씀. “꽃이 없으면 삭막하잖어~”
가리봉동에서 많이 보이는 것은 외부에서 보이도록 널려있는 빨래, 구멍가게, 벌집처럼 생긴 집들이다. 구로공단과 함께 형성되었다는 시대적 배경이 이곳을 특징짓는 것은 아닐까? 가리봉동의 집들은 구조와 외관에서 독특한 개성을 내뿜고 있었다.
현재 균형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되어 동네 곳곳에서 재개발 조합과 관련된 전단이 붙어 있다.
잠시 숨돌릴 겨를도 없이 살아온 노동자들의 숨결, 손때가 묻어 있는 곳, 가리봉동. 여지껏 공장의 톱니처럼 쉽없이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건만 또다시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껏 시대의 흐름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져왔지만 개발이란 미명아래 그곳에 사는 사람까지 청소해 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