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쿤스트할 복도 벽에 걸려 있는 렘 쿨하스의 사진은 1998년 Best Young Fashion Photography Award를 수상한 Anuschka Blommers / Niels Schumm의 작품이다. ]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할(Kunsthal) 미술관의 복도에는 사진이 하나 걸려 있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이 미술관의 설계자, 렘 쿨하스(Rem Koolhaas). 고개가 약간 왼쪽으로 틀어진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동그란 오른쪽 귀가 돋으라져 조금은 귀여워 보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인상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묻어나지만 표정만은 강렬하다. 거의 남지 않은 앞머리와 목주름이 그의 나이를 말해주는 것 같다.(44년생이니 할아버지라고 해도 될만하다) 면도한지 반나절은 지난 것 같고, 오른쪽 관자놀이의 반사광이 거친 텍스츄어(?)를 보여준다.
쿤스트할의 독특한 내부공간을 따라가다 미술관 자체가 작품으로 느껴질 즈음, 이 건축물을 디자인한 건축가, 렘 쿨하스와 마주하게 된다. 건축가와 마주하는 복도. 미술관은 미술 작품의 관람을 위한 곳이지만, 적어도 이 복도만큼은 쿤스트할 미술관 자체가 작품으로 사유되고 있는 곳이다.
미술관의 홈페이지에서도 쿤스트할을 렘 쿨하스가 디자인한 건축물이며 건축가의 작품으로서 미술관 자체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쿤스트할 홈페이지에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복도에서 사진을 찍는 동안 직원인듯한 사람이 지나가길래 모르는 척 하고 ‘저 사람이 누구냐’ 고 물었더니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인데 그것도 모르냐며 핀잔주듯 답하고 지나간다. 쿤스트할의 관람객은 렘 쿨하스가 응시하는 공간, 건축가 지배하는 공간에 서 있는 것이다.
사진이 붙어 있는 벽 하단의 노출콘크리트 면에는 이 사진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다. 사진작가 Anuschka Blommers / Niels Schumm 이 찍은 “REM” 이라는 제목의 사진 작품. 컬러사진(Kleurenfoto) 6번째 에디션, 넘버 1(editie 6, nr.1).
“Kunsthal” 이라는 건축 작품 안에는 “Rem” 이라는 이름의 사진 작품을 통해 건축가가 살고 있다. 작품 속의 작가가 또 다른 작품을 통해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Kunsthal / Rem Koolhaas / Rem
[참고자료 : http://www.artnet.com/ , http://www.kunsthal.nl/ , http://www.blommers-schumm.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