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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아이일 뿐이다 : [리틀 칠드런]
written by leopon9
2009. 06. 22|1:12 pm
Avatar of leopo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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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퐁(LEOPON)은 수표범과 암사자 간의 교배를 통해 태어난 잡종을 말한다. 1959년과 61년, 일본의 한신파크에서 레오퐁이 태어나 화제가 되었는데, 영화 [박치기]에서는 재일교포 2세의 모호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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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무엇을 의미할까?

적나라한 베드신과 불륜을 다루고 있는 완전한(?) 18이상 관람가의 영화가 아이러니하게도 “리틀 칠드런”. 작은 아이들이라니. 곧바로 떠오르는 건 사라(케이트 윈슬렛 분)의 딸과 브랫(패트릭 윌슨 분)의 아들, 이 두 아이겠지만, 사실 이 영화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리틀 칠드런’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영화는 한 작고 한적한 마을에 성추행범이 이주해왔다는 뉴스보도로 시작힌다. 그의 이름은 노널드 제임스 맥고비. 집밖의 사람들에게 그는 두렵고 경계해야할 괴물인지 몰라도 노모에겐 착하기만한 노총각 아들일 뿐이다. 영화는 사라와 브랫의 불륜을 따라가다 중간중간 성추행범, 맥고비의 삶을 교차해 보여준다. 맥고비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노모의 모습을 통해, 어떤 범죄자도 결국 누군가의 아들 딸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맥고비 스스로도 노모의 사랑 앞에서 자신의 성도착을 벗어내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범죄자의 인간적인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욕망, 본능 앞에서 무력해지는 인간의 모습과 뒤늦게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고통받는 모습까지 이 모두가 불완전한 우리 자신의 일면이며, 그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리틀 칠드런>에서 맥고비는 인간의 불완전한 본성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실직한 전직경찰, 래리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트라우마에 갖혀 실수를 거듭하면서 인생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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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번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본능과 욕정 앞에 나약하게 흔들리고 이런 의지 박약의 충동적인 행동은 어린 아이들의 돌발행동처럼 무모하고 비이성적이라 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불안정한 우리들 모두를 ‘작은 아이” 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과 같은, 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본능에 가까운 실수를 연발하며 살아간다. 브랫이 사라에 대한 감정을 자각하는 순간에 브랫의 이성은 정지되어 버린다. 아내, 캐시의 긴 다리와 윤기나는 머리칼, 완벽한 가슴에 비해, 사라는 키도 작고 남자같은 외모에 굵은 눈썹까지…. 어떻게 봐도 자기 스타일이 아닌데, 자꾸 그녀가 떠오르고 그립다는 브랫의 마음.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고, 이때부터 이성의 통제에서 벗어나 아이처럼 돌진하기 시작한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작은 아이들’ 이란, 실수하는 인간이며, 통제할 수 없는 본능과 욕망 앞에 선 충동적인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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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이런 인간에 대한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사라의 딸, 루시가 홀린 듯이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고 서 있는 장면이 그것이다. 밤거리의 가로등 아래엔 불빛을 보고 모여든 나방의 무리가 쉴새 없이 등불에 몸을 부딪힌다. 생물시간에 배웠듯이 불빛이 나방의 본능을 자극하고 이 자극에 반응한 나방이 불빛을 향해 날아든다는 것.

맥고비가 성추행을 했던 이유, 래리가 밤마다 맥고비 집 앞에서 화풀이를 하는 이유, 사라의 남편이 인터넷 페티쉬에 중독된 이유, 브랫이 십대들의 스케이트 보딩에 도전하다 구급차까지 타게되는 이유, 사라와 브랫이 가정을 버리고 도망가려했던 이유…. 모든 것들이 루시가 바라본 나방들처럼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몸짓들이고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들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판단 자체가 무의미 한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리틀 칠드런>은 이런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고 있다.

루시가 가로등 불빛 아래서 나방들의 날개 짓에 취했듯, 우리는 이 영화를 루시와 같은 시선으로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영화 속 인물들 모두가 가로등 빛에 홀려 그러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자. 우린 모든 작은 아이일 뿐이니까 말이다.

  • 리틀

    본능? 글쎄요..전 이 영화가 어른들도 리틀칠드런임을 보여준다고 느꼈는데..(포스팅 제목에 쓴것처럼..)어른들은 많은 책임을 지고 ‘어른’으로서의 행동을 요구받지만 영화곳곳에서 이런 어른들도 사회가 요구하는 의무속에 파묻혀있는 어린애들의 불장난같은 그런 감춰진 욕망, 미성숙성 등을 볼 수 있었거든요..사라가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고자 브레드와 키스하는것부터 시작해서….뭐랄까….이 영화가 이런 어른들의 리틀칠드런같은 행동을 옹호하고 그런게 우리 모두에게 감춰져있다는걸 보여주려한다고 느꼈어요. 위에 열거한 행동들 모두 이런걸 보여주는게 아닐까 느낌니다..전 저 전등을 보며 왜 이렇게 한 때 스쳐지나가는 그런 불장난이 계속 떠오르는지..확실히 브레드에겐 이건 불장난이었을듯합니다.하여튼 리뷰 잘읽었어요

    • http://leopon.co.kr/members/leopon/ leopon9

      맞습니다. 근데 결국 그런 어린애 같은 돌발적인 선택과 행동, 일탈에 대한 욕구 등을
      좀 더 들여다보면, 이런 모든 행동이 사실 본능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브랫의 행동은 결코 이성적었다고 할 수 없죠. 브랫의 독백에서도 알 수 있지만 자신이 왜 그러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한 채, 일탈을 감행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가로등 불빛에 모여든 나방을 보여준 것은, 인간들의 일탈이 그 나방들처럼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하는 것 아닐까요?

      아이들이 어른보다 본능에 충실한 존재이고, 때로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그런 어른을 어린애 같다고 하는 이유도 결국은 이성과 본능의 대립을 전제로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 아울맨

    :D 전 솔직히 우리나라 홍상수감독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너무 등장인물들의 심리라인을 오소독소하고 섬세하게 잘 표현한 아주 아주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영화입니다…일상의 작은 소재들을 이런 이야기로 썰을 풀 수 있다는 건, 그러면서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을 터치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비범한…. 천재적인 능력이죠! 개인적으로 왓치맨의 2대아울맨과 로크쉐어가 출연했던 영화라는 점에서도 기억이 남고, 케이트의 연기도 봐줄만 했습니다. 첫섹스신도 홍상수감독영화같이 하반신을 다 보여주는게 비슷한 거 같네요..(별게 다 비슷하네요^^) 잭키얼헤일리(로크쉐어)라는 이 배우 특히 좋아합니다..아우라가 있어요..이 영화의 일상에 다소 부담스러운 긴장감을 계속 관객에게 짐지우는 훌륭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특히 수영장씬에서 그는 마치 영화죠스의 “상어”같은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감독은 어쩜 이리도 멋진 표현력을 가진 걸까요? 정말 이런 영화가 진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http://leopon.co.kr/members/leopon/ leopon9

      이 영화에 큰 감동을 받으셨나보네요. :eek:
      < 리틀 칠드런> 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가 영화 나레이션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 중간 중간에 해설자의 음성이 들리죠.
      소설처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인물의 행동을 분석하고 해설해주는 나래이션 때문에
      인간 내면을 꼬치꼬치 분석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id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