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KNSM 섬에 1990년 설계가 시작되어 1996년 완공된 아파트 타워, “스카이 돔” 이 있다. 22개층 60미터 높이의 타워는 도저히 주거시설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거친 외관을 지니고 있다. 이곳은 한 층에 5세대나 사는 타워형의 순수한 아파트인데도 얼룩진 회색의 외부가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삭막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어찌나 투박하던지 과감한 색채가 돋보이는 네덜란드 건축물들 속에서 그 캐릭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거친 질감과 무채색 얼룩, 돌처럼 보이는 묵직한 매스감. 과연 이 건물의 외장재는 무엇일까?
오른쪽 아래의 사진만 보면, 건축물의 외벽을 찍을 것이라 믿지 못할 것 같다. 마치 도로 포장 면을 보는 것 같다. 보차도 또는 조경 바닥마감, 프로그램 주차구간의 바닥에 주로 쓰이는 사고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건물의 외벽 마감재는 돌(천연석)도 아니란다. 고무틀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만들어낸 가로, 세로 2미터 모듈(구성 크기)의 주물이란다. 맨 위의 전체 외관사진을 자세히 보면, 외장의 얼룩이 주물의 판을 따라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깨알같은 모자이트 타일도 시공상의 편의를 위해 일정 크기로 이어붙어 있듯이, 사고석처럼 보이는 스카이 돔의 외장도 2미터의 판에 칼집을 내 놓은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사고석” 이라는 단어는 “사괴석” 의 잘못된 표기라고 한다. 사괴석: 200~250mm 의 정방형으로 다듬은 화강석 계열의 포장재)
황량한 외관으로 관심을 끄는 건물, 스카이돔.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투박하고 볼품없는 녀석인데, 그것 자체가 매력이 되는 것 같다. 건물 외벽 전체를 조경용 바닥재로 두른 듯한 투박함에 감탄하게 되니 말이다.
외벽마감이 차라리 사고석이였다면, 돌 사이에 잔디라도 심어줄텐데…. 완벽한 회색의 아파트를 현대 디자인과 건축의 첨단, 네덜란드에서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