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tlandpark07.jpg다양한 재료와 색상, 디테일로 통일시키다 : Hope, Love & Fortune” 에서 소개했던 주거시설 앞에는 커다란 공원(Rietlandpark)이 있다. 사실, 공원이라기 보다는 그냥 잔디 광장이다. 넓은 터에 비해 나무들은 이쑤시개를 꽂아 놓은 것처럼 듬성듬성 초라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공원의 느낌은 아니지만, 기린 2마리와 두더지, 악어가 한마리씩 사는 재미있는 곳이다. 공원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 나무로 만든 놀이기구들이 바로 그것인데, 나무를 조각해서 만든 동물들이 귀엽고 친근하다. 빨강, 노랑, 파랑,…. 원색으로 메워진 우리나라의 놀이터에 비하면, 차분한 색채와 나무의 따뜻한 질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다.

우리 주변의 놀이터 시설들은 스틸 위에 여러번 원색의 페인트 입히고 칠이 벗겨지면 그 위에 덧칠을 되풀이하는 식으로 관리된다. 철제에는 칠이 스며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녹을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를 두껍게 칠해 막을 형성할 뿐이다.

여기에 비해, 나무 위에 색을 입히는 작업은 칠 자체가 나무에 스며들고 나무의 색과 하나가 되는 과정을 거친다. 원색의 노랑을 칠해도 나무 본래의 색과 질감이 드러나기 때문에 철재 위에 칠하는 페인트보다는 눈에 편하고 자연스러운 색상이 나오게 된다. 게다가 이런 놀이시설은 아이들의 손을 타면서 닳게 되어 있는데, 철재에 칠한 페인트는 벗겨지거나 닳아서 없어져 버리는데 반해, 나무에 흡수된 칠은 색상에 있어 깊이 있는 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이곳의 놀이기구가 오래될수록 깊이 있고 친근해진다면, 스틸에 칠을 한 놀이기구는 칠이 벗겨지면 지저분해져서 매번 칠을 해서 새것처럼 보이게 관리해줘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친구 중 하나다. 친구란 오래될 수록 친근해지고 편해지는 관계여야 하지 않을까! 매번 새 색동저고리를 입고 나타는 어색한 친구가 환영받을 수 있을까? 손때 묻고 얼굴이 그을렀다하더라도 그래서 더 거리낌없이 어제처럼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더 좋고 편할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터는 어른들이 만들어준다. 우리 주변의 놀이터가 스틸 위에 원색 페인트이거나 아예 스테인레스 인 이유가 과연 아이들을 위해서 였을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항상 새것처럼 관리한다는 원칙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건 단지 편견이고 관행일 뿐이다. 새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새것은 결국 낡을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낡은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일일 것 같다. 환경의 문제가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새것일때 좋은 디자인보다 낡을수록 아름다운 디자인이 필요한 지금이며, 이런 가치가 훨씬 더 인간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친구를 소개해주면 좋을까? 암스테르담 잔디광장의 동물 친구들이 우리나라에도 올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와 정책이 조금만 달라진다면 저 친구들을 12시간이상 비행기에 태우지 않고서도 데려올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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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펨께
    2009/07/13
    오후 9:33

    철재보다는 목재등 친환경재료를 사용하는 이유가 이 놀이터에서 사고가 낳을때 철재보다는 위험성이 없고 딱딱한 재료보다는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지로 보관하기에는 철재가 더 좋은것인데도 불구하고… 메일 봤읍니다. 오늘저녁이나 내일 보내질것 같읍니다. 몇일 감기몸살로 끙끙거리다 보니 좀 늦는것 같아 미안합니다.

    레오퐁LEOPon @
    7월 14th, 2009 at 12:58 오전

    감기 조심하셔야죠. 점점 감기가 독해지는 것 같네요.

    우리나라에서 건축마감에 대한 고정관념 중에 하나가 ‘외부공간에 목재는 관리하기 어렵다’ 입니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여기서 걸립니다. 압축하고 코팅한 가공 목재의 경우 외장재로 사용할 경우, 이런 문제와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믿질 않죠.

    ‘나무는 비맞으면 썩는다’ 라는 편견 앞에서 21세기의 첨단기술도 맥을 못쓰는 지금의 현실이 언제쯤 바뀔지요….

  2. 미자라지
    2009/07/13
    오후 11:56

    이야…
    여기는 블로그가 아닌 홈페이진가요?
    디자인 굉장히 이쁘네요..^^

    레오퐁LEOPon @
    7월 14th, 2009 at 1:01 오전

    그 중간 쯤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네요.
    레오퐁/LEOPon 에는 현재 저를 포함한 4인의 필자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글을 주신분 외에도 활동을 약속하신 분이 몇분 더 계시고
    확대해 갈 예정입니다.

  3. 젠틀캣
    2009/07/14
    오전 3:36

    친환경도 그렇고, 다 좋은데 놀이터가 어쩜 이리 이쁘답니까 ㅎㅎ

    레오퐁LEOPon @
    7월 14th, 2009 at 9:09 오전

    저 두더지는 앞마당에 한마리 풀어놓고 키우고 싶더라고요. ;)

  4. 민시오
    2009/07/14
    오후 12:33

    손때가 묻은 친근감 있는 디자인이 왠지 모를 친숙함을 주는것 같습니다^^

    레오퐁LEOPon @
    7월 15th, 2009 at 1:50 오전

    저기 있는 동물들은 매번 새로 칠한다고 생각하면
    친근감도 매번 새것처럼 어색하게 바껴버리겠죠.

  5. 분홍별장미
    2009/07/14
    오후 4:55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가면 시멘트?? 로 만든 동상들이 많던데. ..낙타. 사자 호랑이 악어 거북이 등등..
    근데 학교아저씨의 파워가 쌔서 그런지 모두 금색으로 칠해버렸어요 ㅠ.ㅠ 저렇게 나무로 해놓구 이쁘게 칠하면 좋을텐데요 ^^

    레오퐁LEOPon @
    7월 15th, 2009 at 1:51 오전

    중국풍인가요? 금색으로 칠하디나 학교 재정이 훌륭한 곳이네요. ^^

  6. 몸부림
    2009/07/14
    오후 6:19

    나무라서 그런지 느낌부터가 낡은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네요. 저기 저 곰은 좀 웃기네요ㅎㅎ

    레오퐁LEOPon @
    7월 15th, 2009 at 1:53 오전

    ㅋㅋ…향수 라는 단어를 보고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기 저 동물들에게서 향기가 난다면 어떨까 하는….
    두더지한테서 두더지 냄새가 난다면 어떨까요?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니겠지만…

    몸부림몸부림
    7월 17th, 2009 at 7:53 오후

    과연 두더지 냄새가 무엇일지….ㅋㅋ 사람들이 기피하지 않을까요?^^;ㅋ

    레오퐁LEOPon @
    7월 17th, 2009 at 8:27 오후

    그러게요.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니죠…ㅋㅋ

  7. ipodart
    2009/07/16
    오후 9:19

    우와~ 진짜 이쁜데요. 두더지도 귀엽고.
    한국도 친환경소재에 관심이 많다고 하지만 정작 이런 자연소재를 쓰지 않는 이유가
    [관리가 어려워서] 란.. 놀라움의 연속임. ㅠㅠ

    레오퐁LEOPon @
    7월 17th, 2009 at 8:31 오전

    한국인 좋아하는 재료 베스트…
    스테인레스스틸, 천연석(돌),….
    건축재료와 관련된 편견들이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8. 프리블루
    2009/07/23
    오전 2:24

    귀엽긴 한데 조금은 무섭기도 하네요. 밤에 가면 진짜 무서울 듯 (나만 그런가)

  9. 익명 @
    2010/05/22
    오후 10:53

    :D 아 홈페이지너무좋은거같아요

    레오퐁레오퐁 @
    5월 24th, 2010 at 2:04 오후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

:D :-) :( :o 8O :? 8) :lol: :x :P :oops: :cry: :evil: :twisted: :roll: :wink: :!: :?: :idea: :arrow: :| :mrgreen:

동물이 사는 놀이터 : Rietlandpark의 친환경적인 놀이터 디자인

2009. 07. 13. 오후 2:32

넓은 터에 비해 나무들은 이쑤시개를 꽂아 놓은 것처럼 듬성듬성 초라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공원의 느낌은 아니지만, 기린 2마리와 두더지, 악어가 한마리씩 사는 재미있는 곳이다. 공원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 나무로 만든 놀이기구들이 바로 그것인데, 나무를 조각해서 만든 동물들이 귀엽고 친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