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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타임머신, 고루한 이야기가 되어버리다
written by leopon9
2009. 09. 01|5:13 pm
Avatar of leopo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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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퐁(LEOPON)은 수표범과 암사자 간의 교배를 통해 태어난 잡종을 말한다. 1959년과 61년, 일본의 한신파크에서 레오퐁이 태어나 화제가 되었는데, 영화 [박치기]에서는 재일교포 2세의 모호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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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된 영화를 평하는 글이 아닙니다. 단지 영화 소재로써의 타임머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우에노 주리의 일본드라마<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 그녀의 전작들을 검색하다가 <썸머타임머신블루스>이라는 영화를 발견했다. 찌는듯한 여름날에 SF동호회에서 에어콘 리모콘이 고장나는 바람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는 엉뚱한 이야기의 영화.

아직까지 타임머신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가상의 기술인데도 불구하고 영화에서는 이미 고루한 소재가 되고 말았다. 식상하단 말이지!
과거로 돌아가 당시의 사건을 바꾸면 현재가 바뀐다는 이야기는 이미 <백투더퓨쳐> 시리즈를 통해 각인된 탓에 시간여행을 소재로한 대부분의 영화는 <백투더퓨쳐>의 재탕이라는 느낌이 앞선다.

만약, 시간이라는 것이 편집 가능한 그런 것이라면 난 무엇을 할까?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수많은 영화들을 통해 답은 나와 있는 셈인데, 과연 영화 속의 주인공과 똑같은 짓을 할 것인가? 내 운명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 <썸머타임머신블루스>에서 처럼 리모콘 하나 얻어보려고 과거여행을 할 것이냔 말이다. <데자뷰>에서 처럼 범인 하나를 잡자고 시간의 벽을 넘겠느냔 말이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면, 이런 행동 모두가 부질없다는 사실을 이젠 깨달을 때도 됐다. 현재는 멈춰놓고 과거과 미래를 수없이 여행하면서 내 삶을 그저 관람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보고 나서 그 삶이 불행하다 한들 무슨 상관인가! 언제든 과거를 편집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것은 운명도 아니고 그저 내가 던진 삶의 주사위 중 하나일 뿐, 맘에 드는 숫자가 나올때까지 다시 던지면 그만 아닌가.( <더 재킷>에서 주인공의 기억이 편집되면서 사실과 망상의 경계를 분간할 수 조차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지는데, 바로 타임머신이 만들어지는 순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때가 되었을 때, 해야할 일은 그저 남 일 보듯 나의 삶을 관람하는 것 뿐이다. 그 이상의 어떤 것도 무의미해진다. <클릭>에서처럼 자신의 삶을 해설이 곁들여진 DVD 코멘터리처럼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이란 시간과 공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두가지를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다면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지을 필요도 없을 것이며, 그것이 실재인지 분간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하러 아둥바둥 뛰어 다니겠냔 말이다. 마치 <사랑의 블랙홀> 에서, 내일이 없이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상황과 다를바가 없다.

더 이상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도 타임머신에 오르는 주인공들이 과거와 미래에 연연하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시간의 족쇄에 얽매여 있으니 이 얼마나 역설적인가!

상영관에서의 한편과 DVD 한편이 다른 이유는 단지 지불하는 돈, 8000원과 2000원의 차이가 아니다. 화면을 바라보는 관객의 손에 리모콘이 쥐어줘있고 없고의 차이는 관람태도 자체를 바꿔놓는다. 여유있게 오징어를 씹어가면서 놓친 자막을 REWIND로 확인하고 매혹적인 장면은 반복재생하면서 즐길 수 있는 리모콘의 마술 때문이다. 감독이 만들어준 러닝타임은 별 의미가 없다. 오히려 비디오가게 주인이 정한 반납일과 연체료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우리에게 타임머신이란 그런 의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아직도 타임머신을 소재로한 영화를 계획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다시한번 생각하기 바란다. 이제 타임머신은 낡아버린 소재이기도 하거니와 더이상 관객은 이 낡은 기계에 자신을 맡기려 하지 않을테니까!

  • http://gemlove.tistory.com gemlove

    확실히 빽튜더 퓨처 임팩트가 크긴 컸어요.. 그 후 작품들은 진짜 그 아류작으로 느껴지니까요..^^

    • http://leopon.co.kr/members/leopon/ leopon9

      키아누 리브스가 바보연기를 했던, < 엑설런트 어드벤쳐> 도 생각나네요.
      공중전화박스를 탁고 시간여행을….
      타임머신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열거해보는것도 재미있을 것 갑습니다.

  • http://blue2310.tistory.com 드자이너김군

    확실히 그냥 타이머신이 나오는 영화는 이제 좀.. ㅎ
    그래도 신선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많잖아요.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시공간을 초월할수 있는 능력자 라던지 하는..
    그래도 SF영화는 정말 매력적~

    • http://leopon.co.kr/members/leopon/ leopon9

      SF영화는 우리의 상상력을 간지럽혀주니까 매력적이죠.
      다만, 타임머신 이라는 소재가 이제는 너무 식상해진 탓에 SF의 소재보다는
      코미디 영화의 소재로 쓰인다는 점이죠.

      사람들이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순간 황당하다고 느낀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