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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메모하는 방법, Elle Atzine
written by leopon9
2009. 11. 15|5:2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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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퐁(LEOPON)은 수표범과 암사자 간의 교배를 통해 태어난 잡종을 말한다. 1959년과 61년, 일본의 한신파크에서 레오퐁이 태어나 화제가 되었는데, 영화 [박치기]에서는 재일교포 2세의 모호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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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것은 많고, 매일 출시되는 신상품은 이보다도 많다.

오늘 출시된 신상 중에 나도 모르게 재고 처리될 제품이 얼마나 많을까? 카드 한도에 막혀 이별한, ‘신상’ 보다 대면조차 못한 채, 생면부지로 떠나보낸 ‘아이’ 들을 생각해 보라,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교과서에서 보던, ‘정보의 홍수’ 라는 말을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다. 뭘 사야 하나? 내가 모르는 다른 제품이 있진 않을까? 마트에 가기 전에 필요한 생필품 목록을 적듯이, 패션 잡지를 보면서도 열심히 포스트 잇을 붙이고 메모해 보지만, 컴퓨터 앞에서 요리조리 변하는 현란한 플래시 배너들 앞에서 조금 전 잡지에서 본 섹시한 신상은 기억나지도 않고 정보를 담아둘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핸드폰 번호는 앞에 통신사 고유 번호 또는 010을 빼고도 7자리를 넘어버렸고, 이제 절친의 전화번호조차 핸드폰이 대신 기억해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디자인 제품이 나오고 또 나오지만, 핸드백 속에 메모지를 넣어다니는 사람도 드물 뿐 더러, 메모할 겨를도 없이 사는 것이 도시인이다.

우린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아쉬워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8년 IKEA의 “You need a quiet space” 라는 카피의 웹 광고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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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유행 이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고 거듭 변해간다. 디지털화되고 있는 생활 환경은 유행의 속성과 맞물려 쉴새없이 정보를 찍고 유통시킨다. 정보의 바다 속에 표류하는 처지가 되는 것도 순간이다. 사람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쇼핑몰 속에서 어떤 정보가 진짜이고 가치있는 것인지 판단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결제하기 전에 지쳐버리거나 지쳐서 결제해버리거나! 이제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팔것인가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온 것이다. 어떤 제품인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소비자를 만나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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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재래시장에서 단돈 100원에 목숨 거는 알뜰한 주부더라도 쇼핑을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쇼핑은 삶의 휴식과 같이 편안한 것이어야 한다. 도시인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활 속의 팝아트를 실현하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이 대중화되고 있는 지금,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만 접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임에 분명하다. 어떤 이야기를 담아서 보여주느냐에 따라 마르셀 뒤샹의 변기처럼 예술품이 되기도 하고 뒷간에 방치한 도자기가 되기도 한다. 쇼핑은 팝컬쳐를 향유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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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엘르 코리아(http://www.elle.co.kr)는 엘르 엣진(http://www.atzine.com)이라는 새로운 웹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이트 전체가 플래시 기반으로 제작되어 시각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있고, BGM을 선별하여 패션 매거진으로서의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노력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컨셉에 맞는 배경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고객의 시선을 끄는 레이아웃으로 제품을 보여주는 것은 기본이다.

엣진의 메인 메뉴는 Atzine Book, Brand Atzine, Zine Zine, Lounge 네 개로 구성되어 있다.

1. Atzine Book 은 출판 잡지와 같은 매거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엣진 전반의 컨텐츠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광고 외에 화보 중심으로 작성된 기사를 클릭하면 브라우져 안에 새로운 창이 뜨면서 사진에 소개된 제품 목록과 댓글목록, ‘외부로 퍼가기’(컨텐츠를 메일이나 html 코드로 스크랩할 수 있는 기능), 컨텐츠를 추천한 사람의 목록 등 해당 기사와 관련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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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진의 컨텐츠 곳곳에는 각 브랜드의 광고가 삽입되어 있는데 여기서 “쇼룸 바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놓은 Brand Showroom으로 연결된다. 인터렉티브한 기능들을 갖춘 가상 매장에서 제품들을 둘러볼 수 있다. 2. Brand Atzine 이라는 메뉴에서 이런 내용을 모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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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Zini Zine 은 My desk, My file, My dairy, My friend, My info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만의 관심 상품을 정리하고 트렌드 쇼핑과 관련된 정보를 모으고 메모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엣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가입자 서비스로, 엣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트렌드 블로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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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ounge 는 Never Miss, This Week Choice, Find Zini, Zini’s Talk, Event, Cafe 로 구성되어 있다. 엣진에서 추천하는 패션 아이템들을 소개하고 독자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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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메모하는 기술

쇼핑과 장보기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마트에 갈 때 처럼 구입할 목록을 손에 들고 쇼핑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빨간 원피스를 사러 갔다가 초록 밸트를 계산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 쇼핑이다. 오늘 저녁,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마트에 가서 충동적으로 피자 토핑을 사는 경우는 흔지 않지만, 쇼핑에선 가능하다. 우리가 욕망하는 패션은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통해 상품을 설명하고 보여주는가에 따라 행인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다. 어차피 디자인이란 가정된 상황이나 분위기를 컨셉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곧 정보이면서 상품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얼마전 SBS의 드라마 <스타일> 에 등장한 디자이너 제품들을 보자. 드라마 곧, 스토리의 흥행은 제품의 홍보로 이어진다. 이제 얼마에 파는 제품보다 어떤 이야기를 담느냐가 중요한 때가 된 것 같다. 해외의 명품 브랜드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의 역사, 곧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엣진의 컨텐츠 일부를 붙여넣은 것이다. 화보의 제품을 클릭하면 기본적인 정보를 확일할 수 있다. 밑에 페이지 바를 누면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엣진의 컨텐츠 일부를 붙여넣은 것이다. 화보의 제품을 클릭하면 기본적인 정보를 확일할 수 있다. 밑에 페이지 바를 누면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볼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 출몰한 패션 자이언트, 애들이 커졌어요!” 라는 카피 옆으로 거대한 핸드백이 보인다. 언듯봐서는 빌딩의 입면 같은 사진. “The Long and Winging Road” , “끝이 정해진 막다른 길을 달리는 남자와 여자의 차 안에 낮게 흐르는 멜로디, 비틀스의 ‘멀고 험한 길’.” 다음 페이지는,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진 속의 유행을 쫒게 된다. 이것이 마케팅임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장보려고 잡지를 편 것이 아닌 이상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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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진은 패션 트렌드 잡지의 특성을 웹을 통해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보여주고 있다. 인쇄 출판에 대한 투자 부담은 전자책의 보급과 함께 온라인으로 이전 투자되는 변화를 겪을지도 모른다. 인쇄 매체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잡지, 그 중에서도 트렌드와 관련된 잡지의 경우 인쇄보다는 전자책을 통해 출판되는 것이 여러모로 잇점을 갖게될 것이다. 문제는 독자와의 소통이다. 매체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개발하고 표현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엣진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것일까?

엘르 엣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컨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스크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의 브랜드, 사진, 가격 정보를 담고 있는 엣진의 기사를 엣진 Zini Zine 서비스에 모아둘 수도 있고, 아래 사진(왼쪽)에서처럼  간단한 메세지를 넣어 이메일로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다.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html 코드를 복사하여 링크를 통하지 않고 표시할 수도 있어 패션이나 트렌드 주제의 블로거들이라면 엣진의 컨텐츠를 손쉽게 인용할 수 있다. 오른쪽은 이메일을 통해 받은 화면이다.

더이상 미용실 잡지를 몰래 찢어 오거나 잡지 사이에에 끼워 둔 메모를 찾느라 고생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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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익스플로어러 8.0 중심으로 제작되다 보니, 시스템 및 브라우져의 사양에 따라 페이지가 제대로 구현이 되지 않거나 아예 볼 수 없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파이어 폭스 사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파이퍼 폭스 브라우져에서는 아예 화면을 볼 수 없다. 플래시를 통해 인터렉티브한 매거진을 꾸미다보니 기본적인 컨텐츠 가독성이 떨어지는 페이지도 몇 있다.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최근 출판계는 오랜 불황 속에서 힘겨워 하고 있다. 독자들은 디지털 환경과 첨단 미디어에 점차 익숙해져가고 있고, 커피숍에서 잡지를 보는 사람보다 휴대 단말기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고 매초마다 업데이트돤다. 이런 상황에서 엘르의 엣진은 단지 ‘조금 색다른 기획’ 으로 보기 보단 패러다임의 변화를 실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웹 서비스에 있어 보완해야 할 점이 곳곳에 보이지만 좀더 많은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트렌드 매거진으로 자리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