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전공 과정 중, 인터랙티브 수업은 당시(2003년)만해도 신선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흥미롭긴 했지만 순수미술 성격이 짙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각이미지를 다루는 것에 익숙해 있던터라, 소수 외국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작업이 전부이던 당시 상황 속에서 일부 유학파 교수님들께 이야기로 전해듣는 ‘인터랙티브’는 그다지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엔 놀이동산의 ‘신바드의 모험’ 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어설프게 작동하는 공룡이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마네킹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학교를 마치고 영상회사를 다녔고 주로 대기업의 홍보용 영상물을 제작하였지만 인터랙티브 개념을 적용되는 경우는 전무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2009년 새로운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터랙티브 작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의 해외 전시 부스에서 인터랙티브 작업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제품 프레젠테이션에 활용되는 것을 넘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등장하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처럼 인간의 동작에 반응하는 3D 인터랙티브 인터페이스가 기업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람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세간의 관심을 모아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마케팅에 있어 이보다 매력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20세기에 마술이 있었다면, 21세기엔 ‘인터랙티브’ 가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여러 대학들이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학부를 개설하여 운영 중에 있다. 전시를 기획하는 업체에서 이 대학들과 연계하여 새로운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지인 통신에 따르면, 이 시대를 이끄는 선두 산업의 성격이 최근들어 크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 경제를 견인하던 업종들이 이제는 도태되고 새로운 물결로 교체되는 시기에 이르렀고, 인터랙티브 작업들은 막강한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탄산음료 자판기에 대형 스크린이 부착된, ‘고객에게 반응하는 자판기‘를 개발 중에 있다. 시원할 것 같아 보이는 인쇄 광고물 한장과 속이 빈 캔이 진열되어 있던 자판기는 곧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질 것이다. 한 장의 사진 대신, 살아있는 영상이 당신 바로 앞에서 섹시한 춤을 추며 유혹할테니, 단지 콜라 하나를 꺼내 먹는 것이 아니라 영상이 담고 있는 스토리까지 덤으로 얹어 받는 셈이 아닌가! 인터랙티브는 가상이 아닌,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터치형 핸드폰은 이제 휴대폰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제품들이 인간과의 소통, 즉 인터랙티스적인 관점에서 개발되어져 나올 것 이다. 모든 것들이 결합되고 새롭게 탄생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인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자란 80,90년대생들이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 쯤이면 우리 주변은 온통 쌍방향 통신의 인터랙티브한 매채들로 가득 찰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누르면 반응하길 원한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