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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찬중
wide53 - architect kim chan joong
이중용 (간향 미디어랩 와이드AR 편집장)

건축가 김찬중. 1969년생.
안 그런 부분 없이 꼼꼼한 편이지만, 특히나 PT의 경우 내용부터 현장 분위기까지 많은 신경을 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 순간이 곧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 프로젝트에서 그는 PT를 마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다음 주 소우 후지모토 미팅 취소하세요.”그의 작업을 단순히 재미로만 보기에는 그 이상의 뭔가가 있다.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작가이자 베이징 비엔날레에서 선정한 ‘아시아의 주목 받는 젊은 건축가 6인’ 정도의 이미지가 지금까지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꽤 많은 전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6년 올해도 ‘New Shelters: 난민을 위한 건축적 제안들’(아르코 미술관, 2016.7.8 –.7)과 ‘공간변형 프로젝트: 상상의 항해’(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6.08.19 –017.02.12) 등 두 건의 전시에 각각 ‘빅데이터 셸터링’과 ‘박제: 궁극의 저장기술… 나노블록 이야기’로 참여한 바 있다. 더_시스템 랩 홈페이지에는 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형식의 출판 및 게재 내용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 남성패션잡지 <루엘luel>의 2016년 9월호 칼럼에 이르기까지 그 숫자가 거의 200여 개에 달한다. 2016년 7월호 <월페이퍼wallpaper>에는 그들이 선정한 차세대 건축가 20인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정도면 무겁게든 가볍게든 자신의 건축관을 피력한 단행본 한 권쯤 있을 법도 한데 아직 거기까지 준비되지는 않았다.

<와이드AR> 53호를 만들고 있는 지금, 더_시스템 랩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수는 그곳의 직원 수와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작업실 ‘찬.시스Chan.sys’, 첫 번째 사무소 ‘_시스템 랩_System Lab’을 거쳐 2012년 3월 ‘더_시스템 랩THE_SYSTEM LAB’으로 다시 시작할 때 4명이던 인원이 지금은 어느덧 20명이 됐다. 학생이나 설계사무소 직원들에게 ‘건축가 김찬중에 대해 궁금한 게 뭐냐’고 물으면 나오는 대답 중 공통적인 게 하나 있다. 바로 인센티브다. 내막이 어떠하든 아뜰리에 규모 설계사무소에서 인센티브란 도시전설에 가까우니까. 겉으로 보이는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그가 요즘 흔히 말하는 ‘강소기업hidden champions’의 리더인 것만은 틀림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떤 건축가인지 궁금해서 알려진 작업들을 하나하나 넘겨 보면 기술과 재료, 형태 등 자신만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크던 작던 담아내려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캐릭터를 알기는 어렵다. 오히려 힌트는 좀 멀리 있다. 그의 초기 계획안들을 살펴보면, 이후 그의 생각이 어떻게 다듬어져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그의 건축적 주제가 물리적인 시스템에서 감성적인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초기 작업들의 시그널을 이해하면 좀 더 명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고려대에서 실시도면 위주의 교육을 받던 그는 1993년 ‘선경스튜디오’라는 작업실을 통해 다른 학교의 다양한 건축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1994년 졸업 후 한울건축에서 2년 반 가량을 보낸 뒤 하버드 GSD로 유학길에 오른다. 시험은 잘 봤지만 영어로 말하기가 어려웠던 그는 아예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한’ 건축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에게 건축의 모든 요소는 ‘부품component’이었다. 언어가 짧아 혼자 놀면서 시간을 보냈던 홈디포와 마이크로센터는 말 그대로 집과 컴퓨터의 모든 부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고, 그의 그런 성향을 더욱 밀어붙이도록 만들었다. 여전히 언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GSD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대럴 필즈Darrell Fields 교수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두 번째 학기가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밤낮 연구한 3D 프로그램과 자신의 건축적 개념으로 최고점을 받는 반전을 만들었다. 이 일은 그가 건축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갖는 뚜렷한 모멘텀이 됐다. 2000년 졸업 후 챈 크리커Chan Kriger 사무실에 들어가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 병원Brigham & Woman’s Hospital 현상설계를 당선시켰다. 하지만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빠지면서 실망감과 함께 퇴사했다. 그리고 2002년, 이어서 들어간 우규승 건축사무소에서 외국인 직원들의 우규승 건축가에 대한 존경respect을 보며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지게 됐다. 2003년 경희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로 귀국한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컴포넌트와 시스템이라는 그의 건축적 주제는 한국 사회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산업적 건축과 실제 한국건축산업 사이의 갭이 줄어들 때까지 그런 현상은 계속 됐다. 몇몇 인테리어와 건축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었지만, 그의 건축적 주제가 현실 속으로 등장한 것은 2009년 즈음 완공된 한강 나들목, 래미안 갤러리 프로젝트에서부터였다. 컴포넌트, 시스템,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시뮬레이션, 산업과 기술의 종합에서 시작된 그의 건축은 이제 1:1 모크업과 산업적 이미지, 건축과 관련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사회적 가치 창출, 계속되는 새로운 재료와 구법의 탐색 등으로 그 전선戰線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은 건축과 관련한 어디에서든 김찬중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만들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 이유의 핵심이 될 그의 건축에 대한 판단을 주저하는 동안, 그는 이미 ‘김찬중’이라는 건축가 브랜드를 세상에 명확하게 새겨 넣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1. 1969년 / 총 7건의 관련기사 및 영상.
  2. (동영상 링크)
  3. (링크 참조)
  4. (링크 참조)
  5.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120-4 전화: 031) 701-2880~1 팩스: 031) 701-2867 이메일: tsl@thesystemlab.com / 총9건의 프로젝트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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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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