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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토닉, 주황에서 초록으로 바뀐 사연

토닉Thonik은 기업 아이덴티티 개발, 북디자인, 이벤트 및 캠페인 기획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시각디자인 회사다. “Thonik”이라는 이름은 설립자인 토마스 비데르스호븐Thomas Widdershoven과 니키 호니센Nikki Gonnissen 두 사람의 이름을 합쳐 만들었다고 한다. 로테르담의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암스테르담 공공 도서관OBA, 암스테르담 시의회, 사회당the Socialist Party 등의 작업을 했다. 월간 디자인과의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에 대해 묻는 질문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비데르스호븐은 이렇게 답했다.

무엇보다 다 함께 일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점일 것이다. 또 우리는 건축, 예술,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다른 사람들과도 교류하고 협업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다. 가령 전에 사용했던 우리 사무실은 MVRDV가 디자인 한 건물인데 처음에는 주황색 건물이었지만, 5년 후에 연두색으로 색으로 바꾸었다. 비록 지금은 이사를 와서 다른 빌딩에 입주해 있지만….

MVRDV가 설계한 토닉의 초기 사무실, 스튜디오 토닉에 얽힌 사연은 흥미롭다. MVRDV는 홈페이지에서 스튜디오 토닉의 뒷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건물의 디자인이나 공법이 아닌 사회성에 관한 것이었다. 준공 이후 건물의 색채로 이슈가 되면서 벌어진 사건(?)인데 내용은 이렇다.

스튜디오 토닉의 설립자와 그래픽디자이너들은 길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도시 깊숙한 곳에서 일하면서 생활(거주)까지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해당 대지에는 업무용 아뜰리에만 지을 수 있었고 첫번째 기대는 접기로 한다. 사옥을 지으면서 기대한 두 번째 바램은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디자인 스튜디오로써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에 비해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설계를 맡은 MVRDV는 시공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단순한 박스 형태로 만들면서 외벽을 두껍게 세워 내부에 벽체를 없애는 구조를 제안했다. 대신 벽체, 바닥, 펜스, 우편함, 탁구 테이블, 벤지, 수영장, 멀리언 등 건물의 외피를 오렌지색 폴리우레탄으로 코딩해 눈에 확~ 띄게 만들었다. 초기에 MVRDV에서 제안한 색상은 밝은 파랑이었는데 토닉에서는 보다 따뜻한 주황색이나 황색, 적색을 원했고 결국 주황색으로 결정됐다.

오렌지색 논쟁

오렌지색! 사건은 거기서 시작됐다. 건물이 완공되자마자 오렌지색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건물은 광고 배경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의 몇몇 이웃들로부터 민원이 들어왔다. 강렬한 색상이 주변환경을 저해한다는 것인데, 한 사진작가는 오렌지 빛이 집 안으로 반사되 들어와 흑백사진을 검수할 수 없다고 했고 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이 건물이 현대 건축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토닉은 국영방송을 타게 되었고 오렌지색 건물(스튜디오 토닉)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시간이 갈수록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모든 게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토닉의 오렌지색을 비꼬던 코미디언은 한 레스토랑의 개업식에 참석해 만취한 상태에서 그 곳에 있던 건축가를 향해, “당신이 내 이웃사람들을 괴롭힌 그 미친 건축가요?” 라며 소리 지르며 주먹질을 하기도 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갔다. 두 번의 소송을 통해 상호 합의를 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암스테르담 시에서도 심의기구를 통해 건물의 오렌지색을 승인한 책임이 있었다. 시의회는 논의를 통해, 스튜디오 토닉의 재도장 비용 절반을 부담하기로 했고 대신 해당 건물을 업무외 사용자 거주까지 허가하게 된다. 결국 토닉은 애초에 원했던 모든 것을 얻게 된 셈이다.

상품성과 공공성

MVRDV는 개념적인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스튜디오 토닉에서는 단순한 박스를 제안한다. 프로그램과 예산, 법규를 고려한 결과였지만 이런 MVRDV의 제안에 토닉의 토마스 비데르스호븐, 니키 호니센은 당황했다고 한다. 보다 복잡하고 독특한 형태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2층 공간을 3개로 나눠 스킵플로어-20인치(약 50cm) 단차를 둔 계단식 공간 분할-를 계획, 2층 외벽 창을 바닥 높이 맞춰 변화를 주기로 한다. 2층 창문의 높이가 각기 다른 이유다.

어쨌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 토닉에서 주목할 것은 평/입/단면의 건축 계획이 아니라 색채며 마케팅에 관한 것이다. 초록이 된 스튜디오 토닉의 사례를 통해 도심의 건축물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의도했건 아니건 토닉은 건축을 통해 물리적인 공간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토닉의 입장에서 보면 건축은 홍보 도구며 자신들이 디자인하는 시각적인 결과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면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이웃들에겐 건축물의 공공성을 떠올리게 한 사건이었을 것이다. 어떤 색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유재산이기도 하고 공공의 자산이기도 한, 건축. 거기에 어떤 색을 칠해야 할까? 초록이냐, 주황이냐?

  1. 전화: +31 20 468 3525 이메일: studio@thonik.nl / 총 3건의 관련기사 및 영상.
  2. (링크 참조)
  3. 이메일: office@mvrdv.com / 총2건의 프로젝트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 총 2건의 관련기사 및 영상.
  4. MVRDV에서 설계한 지상 2층의 건축물. 연면적: 288㎡ / 총 1건의 관련기사 및 영상.
  5.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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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 leopo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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