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층간소음의 원인을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이웃’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쩌면 층간소음은 예의나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을 오해해서 생긴 구조적 비극일지도 모른다.
층간소음은 배려 없는 이웃 때문이 아니라, 나의 권리와 그의 권리가 맞닿아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내 집에서 내가 걷지도 못해?”라는 항변은 억지가 아니다. 반면 “조용한 집에서 쉬고 싶다”는 요구 역시 당연한 권리다. 이 둘이 충돌하는 이유는 이웃이 유별나서가 아니라, 나의 권리와 그의 권리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내 집 벽이 옆 집의 벽이고 내 집 바닥이 아랫집의 천정이니 아파트에 사는 우리는 한 집에 살고 있는 셈이다. 애초에 ‘나’만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니 누군가의 권리가 다른 누군가의 권리와 맞부딪힐 수 밖에 없다.
이해와 배려는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손쉬운 핑계에 가깝다. 수억, 수십억 지불하면서도 역세권과 학군, 시세를 따졌을 뿐, 정작 내 삶의 평온을 지켜줄 ‘구조적 정온성(靜穩性)’은 요구하지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탓이다. 소음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집’을 오해한 탓이다.